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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회담

[규칙회담] 볼보이의 공단속? (230426, 잠실)

 

사건의 주인공인 LG 트윈스 볼보이

4월 26일 잠실에서 펼쳐진 SSG과 LG의 경기에서 황당한 장면이 나왔다. 인플레이중에 있던 공을 볼보이가 건든 것이다. 인플레이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방해는 야구에서 종종 일어나긴 하지만 이번 상황은 볼보이가 직접 어필까지 했다는 점이 재미있다. 무슨상황인지 규칙서와 함께 알아보자.

https://m.sports.naver.com/video/1066344

 

'페어볼 건드린 볼보이' 오태곤, 역전 2루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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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초 3대3으로 팽팽하게 맞선 두팀, 1사 1, 2루에서 타석에는 오태곤이 서 있었다. 오태곤은 7구 승부 끝에 우측 라인 선상 빠지는 2루타를 때려냈고, 주자는 모두 홈으로 들어오며 5대 3 역전을 하였다. 그러나 파울볼이라고 착각한 볼보이가 타구를 잡으려고 글러브를 갖다 대면서 '볼데드'가 선언됐다. 주자들은 투 베이스 자동 진루해야 했고, 홈까지 왔던 1루 주자 에레디아는 다시 3루로 향해야 했다. 스코어도 5:3에서 4:3으로 바뀌었다. 무슨 상황일까.

 

오태곤의 2루타와 볼보이의 방해

 

해당 상황에 대한 규칙은 야구 규칙 6.01 (d) '의도하지 않은 방해'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규칙은 장내 입장이 허용된 사람의 방해와 관련된 규칙이다.

 

해당 상황에 대한 규칙

 

한국 야구 규칙에 따르면 해당 상황은 외야에 위치한 볼 보이가 인플레이 타구를 건드렸으므로, 2개의 베이스가 주워지는 것이다. 따라서 타자 오태곤은 2루까지 진루하고, 2루주자 최정은 홈인, 1루주자 에레디아는 3루에 멈추게 되는것이다.

결과적으로 볼보이가 공을 건드리는 바람에 홈에 들어온 에레디아가 다시 3루로 복귀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물론 볼보이의 글러브에 공이 닿지 않았다면 에레디아가 홈까지 들어왔을 수 있을지는 다소 애매한 상황이긴 하다. 그러나 볼보이의 실수가 경기 결과에 영향을 끼친것 만큼은 확실하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상황이 나왔다. 볼보이도 억울했는지 해당 상황에서 파울이라고 어필을 한 것이다.

 

파울이라고 어필하는 볼보이

볼보이의 어필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LG의 염경엽 감독은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다. 하지만 타구가 라인 위로 떨어지는 모습과 함께 페어가 인정됐다. 안타는 그대로 인정되었지만, 결과적으로 볼보이가 SSG의 1점을 막아 버린 상황이 된 것이다. SSG는 계속된 1사 2, 3루에서 박성한의 땅볼 타점으로 겨우 1점을 다시 되찾을 수 있었다.

 

타점을 하나 손해본 오태곤은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태곤은 인터뷰에서 "만약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면 아쉬웠을 것이다. 그러나 후속 타자인 (박)성한이가 타점을 올렸기 때문에 (잃어버린 타점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는다"며 "볼보이도 당황했을 텐데 크게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비난받고 있는 볼보이를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SSG 팬들은 뿔이 날 수 밖에 없었다. 직관 후기에 따르면 당시 SSG 팬들이 야유와 욕설을 퍼부운 것으로 보인다. 1위 자리를 두고 펼쳐지는 중요한 경기에서 역전 타점이 하나 날라가는 상황이라면 어떤 야구팬도 분노를 참지는 못할 것이다.

 

경기장에 올라온 안내 메시지

결국 실수를 저지른 볼보이는 다른 볼보이와 교체되고 말았다. 오랜만에 볼보이가 존재감을 드러낸 장면이었다.

 

by KerVerSc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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